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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환경, 질병 모두를 이유로 지구의 존속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명분 상 협력을 도모하기는 하나, 국가 간의 이동이 통제되면서 세계시민에 대한 이야기는 요원해진다. 새로운 것이 발견되지 않는 현황에서, 다시 지정학적 문제 따위로 우주 개발 경쟁이 과열된다. 각국에서 생명공학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 경쟁에 뛰어든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프랑스, 일본, 한국, 이스라엘, 남아공, 케냐, 나이지리아 등 각국이 협력해 우주 적응 프로젝트를 내놓는다. 다만 어떤 훈련을 거쳐도 환경 상의 차이로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이 우주에서 장기간 생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지구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새 삶을 계획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과학 기술을 활용해 ‘우주에서 나고 자란 세대’를 설계하게 된다. 다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각국은 크게 두 진영으로 갈린다. 인공수정을 통한 인간 유전자 조작에 거부감을 가진 이들은 기계로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이러한 기술에 보다 거부감이 적은 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인간이 보다 우주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해 나간다. 화성 궤도로 가장 먼저 발사된 정거장, 네베사(Nebesa)에는 기계로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이들이 먼저 자리잡는다. 조금 늦게 발사된 정거장, 올림프(Olymp)에는 기술이 성과를 거둔 이후, 연구원들과 새로운 세대가 자리잡는다. 두 정거장을 아울러 콜로니라 이르고, 네베사와 올림프 사이에는 미묘한 대립구도가 형성된다. 이들을 아울러, 1세대라고 이른다.

이들은 이후 지구와 이따금 교류하며 살아가게 된다. 네베사의 기술과 올림프의 기술 모두 우주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이라, 기술을 사이에 둔 분쟁 역시 조금 잦아든다. 그러나 람파스 사건이 암시하듯, 두 섹터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우주에서의 삶이 이어지는 동안 특별히 지구에서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아, 자원 문제로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동아시아 위기를 시작으로, 전쟁은 자원을 필요로 하는 전세계 단위로 확산된다. 다만 핵무기의 사용으로 열전은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머지않아 남은 인류는 휴전을 선언, 전쟁을 주도하던 군의 통솔 하에 폐허가 된 지구를 떠나 모두 우주로 향한다.

이를 기점으로 우주 인구가 급증하면서, 두 구역은 경쟁 이전에 보다 근본적인 협력을 전제하는 기관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네베사와 올림프가 모두 지구상의 국가들의 후원으로 실행될 수 있었음에 근거, 네베사와 올림프의 각 대표는 중립 기관 섹터정착안보연맹(SASHA, Segment Alliance for Security and Human Settlement Assistance)의 출범에 합의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생명공학기술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지구를 고향으로 둔 인류는 가까운 우주에서 제2의 삶을 누리고 있다. 지구는 역사 속의 존재로 익숙하다. 낮과 밤, 시간을 헤아리는 방식은 지구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우리의 세계에서 '하늘색'은 검정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구를 기억하는 이들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콜로니는 지구의 전원적이었던 곳보다는 한결 도시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콜로니는 단순 실험 목적이 아닌 이주를 염두에 두고 건설된 시설로, 공간은 지구를 본따 설계되었다. 일부 거대 모듈 내에서는 지구에서의 삶을 기념하기 위해 작은 규모로 건설한, 구 지구의 유명 랜드마크 따위를 볼 수 있다. 여러 개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게 네베사와 올림프, 그리고 람파스 세 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콜로니 내에서는 각각의 자원이 시스템에 의해 효율적으로 순환한다. 작은 사고도 큰 인명 피해로 번지기 쉬운 우주 공간의 특성 상, 안전을 위한 공권력의 개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각 모듈은 기능적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두 구역은 잘 구획된 하나의 도시국가처럼 구성된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콜로니 내 삶의 수준은 구 지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거, 생산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모듈뿐만 아니라, 구 지구의 번화가와 같이 상가 및 문화시설이 들어선 모듈, 우주선 등과의 도킹이 가능하며 전망대로서의 역할 역시 겸하는 모듈 등,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생산 시설 등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경우, 화성 표면을 왕래하며 행성을 이용하기도 한다. 네베사와 올림프는 섹터정착안보연맹이 관리하는 람파스 구역을 중앙에 둔 채 양쪽으로 배열되어 있다. 람파스 구역은 중립 구역으로, 주거 모듈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각 모듈 간의 이동은 자유롭다. 네베사와 올림프 간의 이동 역시 간단한 통과 절차를 제하면 크게 제약되지 않지만, 두 구역 간 소속을 옮기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콜로니의 가장 외곽 모듈은 슬럼으로 간주된다. 주로 초기 모듈 재배치 과정에서 일부 훼손되거나 버려진 모듈들이 외곽으로 밀려나 있으며, 이 모듈들의 대다수는 섹터정착안보연맹의 관리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네베사는 먼저 발사된 구역으로, 본래 콜로니 전체에 대한 유도, 항법, 통제, 메인 추진기관과 생명유지장치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림프가 이어 발사되고 우주인류 1세대가 자리하고 인공수정의 보편화 및 몇 차례의 모듈 재배치가 이루어진 후, 권한이 다소 조정되었다. 현재 주 생명유지장치에 대한 권한은 네베사에 있으며, 주 실험실에 대한 권한은 올림프에 있다.

콜로니의 학생들은 만 6세부터 4년간 초등학교를, 만 10세부터 3년간 중등학교를, 만 13세부터 6년간 고등학교를 다니게 된다. 학기는 9월에 시작된다.

중립구역으로, 주거 모듈을 제외한 5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섹터정착안보연맹의 관리 하에 있다.

섹터정착안보연맹(SASHA, Sector Alliance for Security and Human Settlement Assistance)

흔히 사샤 혹은 정보연이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섹터정착안보연맹은 인류 대이주 시기 출범한 네베사와 올림프 간의 연맹으로, 하나의 세력이라기보다는 네베사와 올림프의 연합체에 가깝다. 콜로니의 시스템과 안전 및 정착에 관한 전반을 총괄한다. 인류의 이주가 군의 통솔 하에 이루어졌으며, 이후로도 치안 유지를 위해 군의 형태를 유지해 온 결과, 현재에도 군과 유사한 체계를 보인다. 원칙적으로 군인의 신분을 가진 이들이 소속될 수 있는 지역은 섹터정착안보연맹이 관리하는 람파스뿐이다. 즉, 콜로니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군인은 정보연 소속으로 간주된다.

정보연은 크게 네 가지 조직으로 나뉘는데: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그리고 군 조직이 그것이다. 각 조직은 각 1개씩의 모듈에 본부를 두고 있다. 임기 5년의 중임이 가능한 통령이 2인 선출되며, 통령들은 군의 수반을 겸한다. 프라임 사관학교 및 특수 주거 시설이 마지막 1개의 모듈에 자리하고 있다.

상징색으로 회색을 사용한다.

공식 명칭은 네베사 궤도 세그먼트이며, 짧게 네베사, 혹은 네베사 섹터로 불린다. 네베사에 거주하는 이들의 시민 코드는 NOS로 시작한다. 흑색 늑대를 상징으로 삼는다.

네베사의 시민들은 유전자 변형보다는 기계를 통한 신체 대체를 선호한다. 인공수정에 대해서도 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들의 비중이 높다. 네베사의 거리에서는 대체신체를 사용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대이주 당시, 네베사에 거주하기를 선택한 지구 출신 인구의 비율이 올림프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대체신체 및 우주 공간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기계공학 기술에 대한 연구 대부분은 네베사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의료 기술 역시 대단히 발달한 편이다. 프라임의 폭주를 막고 이능력의 제어를 보다 용이하게 하는 약품 및 제어장치의 개발 역시 네베사에서 이루어졌다.

공식 명칭은 올림프 궤도 세그먼트이며, 짧게 올림프, 혹은 올림프 섹터로 불린다. 올림프에 거주하는 이들의 시민 코드는 OOS로 시작한다. 백색 뱀을 상징으로 삼는다.

올림프의 시민들은 유전자 변형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이로 인해, 올림프의 아이들은 퇴행성 질환 및 유전적인 질환 등을 경험하거나 그러한 질환을 이유로 대체신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현 우주 인류 역시 유전자 변형 기술을 통해 지구에 거주하던 인간의 신체를 개선하고 강화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네베사에 비해, 지구 출신 인구의 비율은 낮은 편이다. 네베사가 그렇듯, 콜로니 내 인구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공학 기술에 대한 연구 대부분은 올림프에서 이루어진다. 일례로, 프라임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올림프에서 진행된 연구의 소산이다.

프라임 프로젝트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인간의 잠재적인 능력을 계발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흔히 '이능력자 프로젝트'로도 불린다. 프로젝트는 대이주 당시 지구 출신 인구가 가지고 올라온 물질 루실린(Lucilien)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해당 물질에 일정 이상 노출된 생물이 특수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에서 착안, 인간에게도 이와 같은 능력을 부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실험은 충분한 설계 및 검증을 거친 후 실행되었으며, 앞선 두 차례 모두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다. 프라임의 소속 및 처우에 대한 합의 및 프라임에 대한 거취의 표명은 루실 회담에서 이루어졌다.

루실린의 양이 한정되어 있는 관계로, 프라임 프로젝트는 5회의 실험을 진행한 후 종료될 예정이다.

루실린은 2122년 지구에서 발견된 물질로, 해당 물질을 발견한 과학자 루실 한(Lucile Han)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대개 녹색을 띤 회색으로 보이는데, 방사성 물질인 탓에 연구 시설 내에서 엄격하게 관리된다. 현재 확보된 루실린의 양은 지구 이민선에 적재되었던 것이 전부이며, 관련 학자들은 루실린의 추가 확보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콜로니에서의 실험 결과로 루실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자, S0097년 루실린 노출을 이용한 ‘프라임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프라임이란 넓게는 프라임 프로젝트에 의해 우주에서 유전자 변형을 거쳐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말로, 이들은 흔히 '이능력자'로도 불린다. 그러나 실제로 등급 심사를 통과하고 시민 코드 뒤에 프라임을 부여받는 경우는 극소수로, 보통 '프라임'이라고 함은 이들을 이르는 말이다. 프라임은 모두, 네베사나 올림프가 아닌 람파스 소속으로 취급된다. 프라임은 개개인이 일반 시민 다수와 비견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근거해, 출생부터 콜로니 내 주요 인물들로 여겨진다. 프라임 실험은 섹터정착안보연맹의 권한으로만 실행될 수 있으며, 실험으로 출생한 프라임은 모두 예비 군인 신분 혹은 군인 신분으로 간주된다. 한 차례의 실험은 3년간 진행된다. 일례로 1차 실험에서는 S0107, S0108, S0109년 출생의 프라임이 태어났다. 프라임 유전자가 발현하게 하는 기술은 올림프에서 발명되었으며, 이능력을 보다 수월하게 통제하기 위한 약품 및 제어장치는 네베사에서 발명되었다.

프라임은 람파스의 특수 시설 내에서 인공수정으로 출생한다. 이능력이 발현하는 시기는 만 13세 내외로, 발현 전까지 프라임은 유전자 제공자의 가정, 혹은 모집 및 지원을 통해 선발된 가정에서 거주하게 된다. 거주 환경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거나 프라임이 희망하는 경우, 람파스에 위치한 특수 주거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다. 이능력이 발현한 프라임은 심사를 거쳐 이능력 등급을 부여받게 된다. 등급이 D 이상으로 책정된 경우 복무 의무가 발생하며, 극소수의 프라임만이 이 등급에 속한다. 등급은 적용 범위 등의 강도뿐만 아니라 숙련도 및 활용안 등을 기준으로 평가되며, 재심사를 통해 정정할 수 있다. D등급 이상의 프라임은 모두 람파스 프라임 사관학교에서 고등 과정의 교육 및 이능력 제어 훈련을 이수하게 된다. D등급 미만 프라임의 경우, 선택적으로 사관학교에 재학할 수 있다.

S 0189 기준, 현재까지 실험을 통해 탄생한 프라임은 900명이다. 다만 실험 도중 프라임 간의 결합에서 드물게 이능력이 유전된다는 사실이 밝혀져, 현재 콜로니 내 등록된 프라임 인구는 총 1000여 명으로 집계된다. 이 중 D등급 이상으로 구분되는 실질적 프라임은 150여 명에 불과하다.

프라임 실험을 통해 얻게 된, 여타의 재능과 구분되는 특이 능력을 '이능력'이라고 이른다. 이들에 대한 연구가 람파스 내의 연구 시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발현한 이능력의 종류는 대단히 다양하다. 또한, 대체로 무리한 사용 시 프라임은 이능력의 사용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신체적·정신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프라임 간 유사한 이능력을 지니게 되는 사례가 관찰된 적은 있으나, 아직까지 발현 방식과 효과 및 패널티까지 완전히 동일한 이능력은 발견된 바 없다. 이에 근거해, 연구소는 이능력이 개인의 고유한 특질에 가까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콜로니 학제의 고등학교에 준하는 6년제 교육기관으로, 이능력이 발현한 프라임이라면 출생의 구분 없이 입학 가능하다. 고등 수준의 교육과 이능력 제어 훈련 및 체력 훈련 등을 병행한다. 람파스 구역 내의 모듈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당 모듈은 프라임 특수 거주구역 및 프라임 연구소를 겸한다. 이능력이 발현한 만 13세의 프라임 학생이 입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발현 시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재학한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를 저학년, 4학년부터 6학년까지를 고학년으로 분류한다. 한 학년당 2학급으로 구성되며, 한 학급은 15명 내외로 편성된다. 낙제 및 월반이 가능하다. 졸업생 중 희망자의 경우, 람파스 프라임 사관학교 후과정에 지원해 3년간의 장교훈련 및 전문교육을 이수한 후 임관이 가능하다.